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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목회칼럼

담임목사 목회칼럼

추석 선물 / 누룽지


인천에서 나고 자란 제게 첫번째 목회지 대관령에서의 겨울은 무척이나 고되었습니다. “겨울하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눈과 그 다음 날 치워내야 했던 교회 마당의 눈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저 멀리 삼양축산으로 올라가는 길 삼거리에는 백세가 가까운 노부부가 살고 계셨는데, 시골 길에서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창호 문을 열면, 어두운 방 한 가운데 따뜻하게 피어 있는 화로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번은 겨울 길, 집에 모셔다 드렸는데 부득불 집 안으로 초대 하셔서 화롯불 위에 군 밤을 구워 주시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검은 봉지 안에 담긴 물오징어 두 마리를 들려 주셨습니다. 그 사랑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날 이후 목회자로 살아오면서 성도들로부터 받은 사랑은 셀 수가 없습니다. 명절이라고 과일도 때로는 김치도 담아 주십니다. 견과를 사다 주시는 분도 계시고 맛집을 방문하신 후 그곳으로 식사 초대를 해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 최선을 다해 그런 사랑 하나 하나를 잊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그 사랑을 받을 만 해서가 아니라 단지 목회자 라는 것 때문에, 주님이 받으셔야 할 사랑을 대신 받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또 행동거지도 조심합니다. 그 사랑을 받은 이가 엉뚱한 짓을 하면, 그건 정말로 배은망덕한 행동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런 제가 이번 추석에 또 한번 잊지 못할 사랑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뜻밖에도 누룽지입니다.

 

수개월 전 교회로 연락이 하나 왔습니다. 엘 에이에서 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시는 분인데 어떻게 하다가 저의 설교 CD 를 듣게 되셨고, 멀리 있어 신앙생활 하기가 어려우니 설교 CD 들을 좀 보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해서 몇개의 시리즈 설교들을 보내 드렸고 곧 잊었는데 뜻밖에도 추석날 아침 그분으로부터 택배 하나가 배달 되어 온 것입니다. 박스를 열었더니 그 안에 정성스레 쓰신 손 편지와 함께 여러 개의 누룽지 봉지들이 담겨 있었어요. 두 달 동안 당신 손으로 직접 만든 누룽지들인데 유니온의 목회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편지 일부입니다. “보내주신 설교들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고, 저와 제 남편은 큰 위로와 평강을 누렸습니다. CD 를 세번 이상 듣다 보니 아직 다 듣지 못했고, 알파벳 시리즈를 거의 마쳐가고 있습니다. 또 제 주변에 말씀과 위로가 필요한 분들과 함께 듣고 있습니다. 감사드리는 것은, 삶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애써 주님을 외면하려고 했던 분이 말씀을 듣고 용기를 얻어 회개하고, 삶의 자세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는 등, 많은 분들이 말씀에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 이 결실의 계절, 부족한 종의 입술을 통해서 필요한 분들에게 주님의 마음이 전달 된 것으로 인하여 참으로 감사합니다. 실은 그분들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이 하늘의 은혜를 맛보게 한 통로가 된 것이죠. 그런 목마름이라면 그 누구의 설교로도 하늘의 음성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분의 은혜를 사모하는 갈망이 저와 여러분 모두의 것이 되기를 바라며, 한동안 눌은밥을 먹을 때마다 그 기도를 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