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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목회칼럼

담임목사 목회칼럼

그루터기 이야기

 

언젠가 아버님께서 십대였던 아들 저에게 당신 기대하시는 삶에 대하여 말씀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첫째,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성산, 시온 산을 오르라.” 둘째, “이 세상을 살 때 하나님 앞에서 그루터기로 살아가라.” 물론 당시에는 그 “시온 산”이니, “그루터기”니 하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지만, 그럼에도 아주 비장하게, 내 인생 정말로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중에 신학교에 가서야 비로서, 저는 그 그루터기가 무엇이고, 또 그런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죠. 이사야서 6:13절에 보면,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 당하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이사야는, 여전히 남아 흐르는 하나님 사랑과 구원의 역사를 이 ‘그루터기’라는 이미지에 담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듯 그루터기란 잘려진 나무의 밑둥을 말합니다. 죽은 나무예요. 모양도 흉칙합니다. 그러나 모두들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나무 밑둥에서, 어느 날 새 순이 돋아 자라고, 이전보다 더 크고 굵직한 나무가 되요. 그 장면을 연상하면서 이 말씀을 다시 들어 보세요. “밤나무, 상수리 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예, 아무리 어두운 역사가 펼쳐지더라도, 하나님의 섭리는 당신이 남겨 놓으신 소수의 남은자들을 통하여 연연히 흐르며 그 생명력이 유지된다는 뜻이죠. 아무리 겉으로는 다 멸망하는 것 같고, 아무리 외양으로는 다 패역하고 죄악에 물들어 함께 휩쓸려가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어지러운 세상 중에, 꼭 “당신만을 신뢰하며 신앙의 순수함을 유지하는” 보배와 같은 남은자들을 남겨놓으시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남은 자 사상” 입니다.

 

성경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는 그것이 바로 하나님 일하시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오래 전, 모든 사람이 악을 행하고, 또 그 때문에 하나님의 징벌이 임할 때, 하나님은 의인 노아를 남겨놓으시고, 저를 통해 당신의 섭리를 이어 가셨습니다. 출애굽 이후 가나안에 들어갈 때에도, 하나님은 불신앙의 이스라엘 중에서 “여호수아와 갈렙” 을 남은 자로 택하셔서 가나안 땅을 밟게 하셨습니다. 이는 이후, 사사 시대에도, 왕국 시대에도, 포로기 때도, 초대교회 때도 당신의 섭리 가운데 계속 반복해 오셨던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후 중세에도, 근세에도, 현대에도, 지구촌 곳곳에는 하나님의 이 방식, 남은자들과 그들을 통한 역사를 통해, 당신은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옛날에 했었던 추억의 게임이 있습니다. 의자들 놓고 돌다가 신호를 하면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지요. 같은 게임을 우리 주님께서 우리들 신앙의 장에서 진행한다 생각해 보십시오. 의자를 하나씩 빼내 듯 “저들에게 바른 신앙의 고백이 있는가?” “정말 내 말대로 순종하며 살아 보려고 애를 쓰는가?” “헌신과 충성이 있는가?” “겸손함이 있는가?” “사람들을 사랑하며 섬기는가?” 아 이런 식으로 의자 하나 하나를 빼 낼 때, 오늘 여러분이 그 마지막 자리에 남는 남은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게 믿음의 경주예요. 인내로, 깨어 있음으로, 선한 욕심으로, 대가를 치름으로, 우리 결국 그 남은자의 자리에서 주님 만나는 복된 심령들이 되어 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