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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목회칼럼

담임목사 목회칼럼

한센인 봉(Bong) 형제 이야기

 

10년 전 마닐라 근교에 위치한 필리핀 한센인들의 정착촌 딸라(Tala)로 들어갔다딸라를 떠난 지 13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변한 것이 없었고, 나는 다시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그런 나에게 자신의 집 마당을 내어 준 사람이 있었다한센 병으로 손가락 열개를 전부 잃은 봉 (Bong Pangilinan)이었다. 무척 뜨거웠던 오후하늘이 열린 네 평 남짓한 그의 작은 마당에서 첫 예배가 드려졌고, 매주 그의 마당은 야곱의 우물이 되었다사람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내 얼굴이 벌겋게 익어가는 모습이 못내 안쓰러웠던지 봉이 일을 벌였다손가락도 없는 사람이 혼자서 마당에 지붕을 만들고 있었다내가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어디에서 뜯어 왔는지 주워 왔는지 모르겠지만 낡은 양철들이 하나 둘 덮어지면서 그의 마당은 아름다운 성막이 되었다그곳에서 어른들이 모이고그곳에서 청년들이 모이고그곳에서 어린이들이 모였다. 봉의 마당은 그렇게 교회가 되었다.

 

1년 후딸라교회를 건축하게 되었고 봉에게 건축 자재를 지키는 일을 맡겼다그러나 그 일이 그에게는 양이 차지 않았던 모양이었다손가락이 없는 사람이 팔을 거둬 붙이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 맨손으로 흙을 긁어 담았다그의 마지막 손가락 마디들이 퉁퉁 부어 올랐다만류해도 소용이 없었다딸라교회 이 구석저 구석에는 그의 손자국들이 묻어있다. 그런데 그가 쓰러졌다걸을 수가 없게 되었다무릎 골수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그의 아내도 갑작 시력을 잃어가는 중병에 걸렸다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두 사람이 하나님을 원망하며 믿음 생활을 저버렸다는 소식이었다온 힘을 다해서 섬겼는데 어떻게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그런 병을 주느냐고 날마다 하나님을 원망한다 했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원망했던 이스라엘을 보는 듯 했다심방을 가야 했지만찾아가지 않았다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이 더 악한 말들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결국 두 달 만에 찾아 갔다. 그를 찾지 않았던 나에게 섭섭함이 많았던 봉은 그 얼굴을 내게 주지 않았다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던 길이었기에 큰 상처는 없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서 갔던 길이 아니라 그를 책망하기 위해서 갔던 길이었기에나를 밀어내던 모습은 더 강한 메시지를 선포하도록 나를 자극했었다그의 마당을 첫 예배 처소로 내놓았던 일을 칭찬하지 않았다몽당 손으로 교회를 건축했던 일을 칭찬하지 않았다예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신 일에 비하면 그들이 한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그들은 자신들이 한 공로를 앞세워 하나님은 자신들에게 항상 복을 주셔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그들에게 빚진 분이 아니라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께 그들이 영원히 빚을 진 사람들임을 전했다그러므로 설령 암으로 죽고설령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원망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주셨다두 사람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회개하고 돌아온 두 사람에게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두 달 후, 봉이 휠체어 없이 주일 예배에 참석해서 간증을 했다병원으로부터 암이 없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간증이었다아내도 시력이 회복되었다.

 

자신의 첫 번째 집을 예배 처소로 내놓았던 한센인 봉교회를 건축했을 때 마지막 손가락 마디들이 퉁퉁 붓도록 흙을 팠던 한센인 봉사탄의 공격을 받고 예수 신앙을 버린 채 처참하게 무너졌던 한센인 봉그가 회개하고 일어났다회복 그리고 재 헌신그리고 축복.... 봉 형제의 승리는 많은 한센인들에게 예수의 복음이 왜 필요한지 말해주고 있다그에게 더 많은 물질적 축복이 아니라그에게 더 많은 사역들이 주어지기를 기도한다필리핀 한센 선교의 첫 번째 열매를 그처럼 축복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2018 2, 필리핀 딸라 양한갑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