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로그인 | 회원가입

담임목사 목회칼럼

담임목사 목회칼럼

현세를 사는 영성 (Earthy Spirituality)


오래 전, 대관령에서 태백으로 임지를 옮길 때, 제가 섬기게 되었던 탄광촌 교회는 당시 지방회 내에서 두 번째로 열악한 교회였습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당시 제일 교세가 약했던 교회는 교회라기 보다는 서울의 큰 교회에서 지어 놓은 수양관이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제가 섬겼던 교회가 가장 어려운 교회였습니다. 그때 그곳으로 저를 보내면서 좀 안 되어 보였는지, 지방회 부회장이셨던 목사님께서 위로 차 해 주셨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김 전도사님 그곳에 가서 기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불치병에 걸린 사람 하나 확 일어나게 하면, 교회가 금방 일어서게 될 겁니다.” 제 섬김을 통해 하나님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위로 반 격려 반” 의 말씀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섬긴 교회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청년이 있었는데요, 아무리 기도해도 그 청년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물론 하나님께서 놀라운 기적을 행하시기는 하지만, 대부분 하나님 사람들의 인생은, 지극히 평범한 매일 매일의 일상들로 이어져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마쳐지는 다윗 시리즈 설교들에서 보듯, 성경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차지한 그의 이야기에 단 한 번도 초자연적인 기적의 역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삶 전체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하나님의 임재를 보고 또 느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종종 오해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아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 삶에는 꼭 이런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물론 여러분, 지나온 제 삶에도 여러가지 초자연적인 기적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 삶과 목회에 여전 하신 하나님의 초자연적 능력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오늘 우리 삶의 일상과 평범함을 경시하거나 피하게 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 경험은 어떤 기적이나 황홀경, 혹은 번지르르한 초자연적 능력 과시들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대신에 우리 기억해야 할 것은, 그분이 매일 매일 저와 여러분의 일상, 저와 여러분의 평범한 이야기 속에 여전히 임재하시고, 동행하시고, 함께 일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여 유진 피터슨은 이를 “현세를 사는 영성” (Earthy Spirituality) 이라 불러요.

한 해를 접고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오늘 이민자인 우리의 삶은 옛날 다윗이 경험 했던 일상의 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즉, 풀 많은 곳으로 양들을 이끄는 일, 양들이 새끼 낳는 것을 도와주는 일, 모닥불을 피우는 일, 떡 굽는 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노래하는 일 등이 그것입니다. 아마 이것들은 오늘 우리가 매일 감당하는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일, 장 보는 일, 비즈니스를 위해 은행 다니는 일, 아이들과 씨름하는 일, 이번 달 몰게이지를 붓는 일, 주일 아침마다 교회에 나오는 일 등과 같은 일상적인 일들이라 할 수 있어요. 그때, 바로 여기, 우리의그 평범한 일상에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하심을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마치 다윗의삶에 초자연적인 기적은 없지만, 그 삶 전체에 동행하고 역사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우리 보고 느끼듯이, 우리 주변의 사람들도 우리 삶의 일상 한 가운데 임재 하시고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되기를소원합니다. 그게 오늘 우리 삶에 임한 그분의 나라입니다.